깡깡이마을
2018년 6월호_좋은생각 기고
영도는 근대 조선 발상지다. 일제 강점기부터 대평동에서는 깡깡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고 한다. 깡깡 소리는 수리 선박에 붙은 조개나 배 표면에 녹을 제거하기 위해 망치로 두드려 벗겨낼 때 “깡깡” 소리가 났다고 한다. 이 작업을 깡깡이아지매들이 많이 했다고 한다. 요즘은 그라인더로 작업하기 때문에 들을 수 없는 것 같다. 수리조선소에 한 척의 배가 도착하는 순간부터 대평동의 삶이 시작되고 소리가 시작 된다. 엔지, 전기 장치, 도색, 프로렐러 등 각종 기계와 부품들이 대평동 공업사를 옮겨 다니며 소리를 낸다. 동아조선소 앞에서 그라인더, 지게차,크레인,오토바이,경보음,용접,망치 모두 각자의 소리를 내며 일하고 있다. 만약 이곳에 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이곳은 죽은 공간이 될 것 이다. 공업사 밀집 지역에 나무를 다루는 소리도 있다. 진형목형이라는 곳은 낡은 선박의 부품의 치수를 재고 손으로 도면을 그려 나무로 부품의 틀을 만들어 낸다. 쇠자와 손도면, 나무 콤파스, 끌 이런 도구들이 목형 작업에 소리를 낸다. 심철선구공업사에서는 1200도 열기로 쇠를 달구 두 가닥으로 갈라 소리굽쇠 모양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는데 1200도의 열기만큼이나 소리도 달구어져 저음이 공업사 안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대평스프링 공업사에는 다른 공업사와는 다른 질감의 소리를 낸다. 오래 된 기계에서는 부드럽고 날카롭지 않은 소리가 들리며 조화와 리듬이 들린다. 장인의 소리가 들린다. 용신당 앞 바닷가에서는 고단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파도 소리들을 들으며 작업복 차림으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배의 모터를 수리하는 예광전기공업사 사장님은 50년전 16살에 전라도에서 대평동으로 이사 와서 전기일을 배웠고 모터를 회전시켜 가며 내부의 상태를 점검하며 가스절단기로 쇠를 자르고 망치로 두르리며 소리를 낸다. 대평동의 아버지들은 최소한 보호구만 착용하고 우리 가정을 위해 소리를 냈다. 대평동 길가에서 들리는 과일 트럭애서 들리는 목소리도 어느 가정을 위한 소리다. 대평동의 소리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울림이다.